(한국어) APEC

APEC

시드니는 현재 APEC으로 북새통이다. 평상시에도 one-way 들로 구성되어 복잡한 바둑판 시내는 길을 막은 장애물, 여러 모양의 경찰들과 헬기의 소음으로 가득 차있다. 이열치열의 이치가 적용이 될는지 모르겠으나 귀가 따갑게 들어온 APEC 이란 말을 한번 더 이야기해보자.

올해 21개국이 참여하는 Asia Pacific Economic Corporation 은 1989년 1월 당시 호주 수상 Bob Hawke 와 재무장관 Paul Keating 의 구상, 제안으로 시작되어 그해 11월에 Canberra에서 12개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첫 모임을 가졌다. 대화의 장을 열어 구소련의 붕괴로 말미암아 부상하는 중국과 기존의 슈퍼파워 미국 간의 미래 마찰을 방지하고 중국 시장을 엿보는 경제 호주와 국가 안보를 염려하는 안전 호주가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이었던 옥스퍼드대 유학파 출신 Bob Hawke 수상이 짜낸 작전이었다. 이번에도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등등 경제 강대국들이 대거 참여하지만 역시 세간의 관심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부시 대통령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는 관계로 호주를 다시 한번 당황하게 만들었는데 두 국가 사이에 역사적 에피소드를 몇 가지 들자면…1960년대 Harold Holt 호주 수상은 미국의 존슨 대통령과 백악관을 걸으며 담화 도중 수영장에 빠진 적이 있다.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은 Bob Hawke 호주 수상을 계속 John이라고 불러서 장차 다가올 그의 치매 증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존 하워드 호주 수상을 분재(bonsai)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그가 ‘작은 부시 (나무)’라고 꼬집는 표현이다.

이번 회의 개최지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 웨일스주 정부에서는 APEC Meeting (Police Powers) Act 2007이란 법을 공포하여 회의 개최기간 중 여려 가지로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경찰은 시드니 시내에 ‘제한구역’이나 ‘경비 구역’을 설정할 수 있으며 여기서 시드니란 Ashfield, Auburn, Bankstown City, Baulkham Hills, Blacktown City, Botany Bay City, Burwood, Camden, Campbelltown City, Canada Bay, Canterbury City, Fairfield City, Holroyd City, Hornsby, Hunter’s Hill, Hurstville City, Kogarah, Ku-ring-gai, Lane Cove, Leichhardt, Liverpool City, Manly, Marrickville, Mosman, North Sydney, Parramatta City, Penrith City, Pittwater, Randwick City, Rockdale City, Ryde City, Strathfield, Sutherland Shir, City of Sydney, Warringah, Waverley, Willoughby City, Woollahra를 말한다.

이법의 어떤 부분도 합법적 도전을 받지 못하게 되어있다. 이법은 계엄령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경찰은 영장 없이 경비 구역 인근의 사람, 자동차를 검문, 수색, 체포할 수 있다. Spray paint 깡통, 쇠사슬, 수갑, 1미터 이상의 막대기, 구슬, 연막탄, 레이저 포인터 등등의 물건은 강제 압수다. 데모는 고사하고 시위행진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물론 APEC 회의 기간 중 만이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제한구역’을 드나들면 19조 항에 의하여 6개월까지의 투옥을 당할 수 있다. 경찰에게는 무력이나 경찰견, 말이나 어떤 동물도 사용할 수 있는 파워가 있고 불법 방해 (폐)를 끼쳐도 된다는 허락이 주어졌다. 한마디로 시드니는 ‘police state’ (경찰 나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31조 항은 보석을 다루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일반 형법에서는 모든 위법행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보석이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행위와 적용될 수 없는 행위로 구분한다. 범행의 강도가 클수록 보석이 적용이 안되어 곧바로 유치장행이며 재판을 거쳐 판결을 받을 때까지 감옥에 수감되어있다. 형법에 보석이 적용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변호사가 판사를 설득시키면 재판 당일까지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해외도주 가능성이 높다거나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를 확률이 높은 사람은 어렵다. 그런데 APEC 기간 중 경찰을 폭행하거나 (assault), 미사일을 던지는 사람, property를 파손하는 사람에게는 보석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앞의 행동을 하는 사람은 곧바로 연행되어 투옥되는 것이다. 만일 반미 행진 참여를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면책공고 Disclaimer –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김성호 변호사 mail@kimlawyer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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